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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심야특선 - 어둡고 이상한 이야기 9선

남녀 다이버 두 명이 바닷속에서 해저 동굴을 탐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자 다이버는 문제가 생긴 것을 깨달았다.
여자 다이버가 동굴 속에서 길을 잃어버려서,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게 된 것이었다.
남자 다이버는 급히 수색대를 부르기 위해 동굴을 빠져 나와 물 위로 돌아갔다.


여자 다이버는 동굴 이곳저곳을 헤맸지만 도무지 빠져 나갈 곳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녀는 간신히 동굴 한쪽 구석, 바닷물이 차오르지 않은 곳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곳에 고개를 내밀었다.
비좁은 공간이었지만 얼마간의 공기가 있어서,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녀는 계기와 장비를 점검해 보았다. 산소는 거의 바닥난 상태였고, 전기 장비 배터리는 다 닳아가고 있었다.
통신장비나 방향장비는커녕 어둠 속에서 앞을 비출 전등 불빛마저 금방이라도 꺼질 것처럼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실낱같이 흔들리던 전등이 꺼지자 바로 눈 앞조차 보이지 않는 완전한 암흑이 드리워졌다. 
캄캄한 동굴 속에는 무섭도록 고요한 정적 뿐이었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지만, 
그녀의 비명만 메아리쳐 돌아올 뿐이었다.

이제 그녀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것 같았다.
점차 숨이 가빠져오고, 의식이 희미해져 갈 때에,
어둠 저 편에서 한 줄기 빛이 비추었다.
남자 다이버가 수색대를 이끌고 돌아왔던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구출 되었다.


구출된 이후 그녀는 평상시의 생활로 돌아간다. 
그러나 바뀐 것이 하나 있었다.
한 여름이라서 모두 "더워 죽겠다" 라고 하는데 그녀는 더위를 느끼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으슬으슬 춥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나날이 증상은 심해져 갔다.
그녀는 한 여름인데도 심한 오한을 느꼈다.
그녀는 보일러를 펑펑 틀어 놓고, 따뜻한 방에서도 온몸을 이불로 감싸고 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섬뜩한 한기는 가시지 않았다.
추위가 너무나 심해지기 때문일까, 그녀는 점차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분명히 무슨 병이 있는게 틀림없다... 내일 병원에 가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런데 자꾸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몇 번 심호흡을 해 보았지만, 그 이상한 느낌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점점 더 가슴이 답답해 지고, 점차 의식이 멀어지면서, 눈앞이 흐릿해져 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서운 현실을 깨닫는다.


여기는 오직 어둠과 고요함만 존재하는 세계.

텅 빈 산소통을 짊어지고 죽어가는 한 여자.



출처 : 게렉터님의 블로그. 읽기 편하게 살짝 다듬었음.

.
.
어느 순간 눈을 떴는데,
난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

난 변하지 않았어.
변한 게 없어.

라는 사실이 번쩍,
뇌를 관통하는 
그 찰나의 순간, 얼마나-
허망하고, 아득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는지.

by 하월 | 2008/01/21 23:16 | 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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